DIY 라디오 만들기

파주집에 가면 라디오로 KBS Classic FM을 틀어놓고 쉬는게 요즘 주말을 보내는 방법이다. 다만 KBS Classic FM이 송출 출력을 세게 하지 않아서 (이건 클래식 애호가들이 음질에 변형을 준다고 항의해서 그런걸로 알고 있음) 그런지 싸구려 중국산 라디오로 제대로 듣기가 너무 힘들다.

클로드한테 물어보니 안테나를 잘 바꾸면 된다는데.. 찾고 찾다보니 결국에는 동축케이블 10m를 늘어뜨려서 CD음질로 들을수 있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그럼 나도 안테나를 바꿔끼워야겠다 싶어서 안테나를 풀었더니 연결할수 있는 방식이 달라서 포기했다. 근데 문제는 안테나를 다시 조이니 원래보다 수신 감도가 더 떨어지는것이 아닌가? 뭔가 접촉불량인거 같은데 아무리 나사를 잘 돌려봐도 안테나를 만지기 전보다 잡음도 심해지고 해서 아예 못써먹겠다 싶었다.

라디오 튜너를 구해야겠다 싶어서 알아보니 크기는 무슨 옛날에 보던 탁상용 CD player (전축?) 사이즈만한게 몇십 ~ 몇백 만원씩 해서 너무 부담스러웠다. 근데 또 휴대용 라디오를 하나 더 사자니 안테나를 개조하지 않는 한 수신감도는 거기서 거기일거 같고..

어쩌다보니 생각이 그럼 아예 라디오를 만들까? 까지 뻗쳐서 클로드에 물어봤고, 자작 라디오 튜너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내가 아는 자작 라디오는 광석 라디오(AM) 혹은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다인데, 요즘에는 DSP 칩들이 잘 나온다고 하더라. 한참을 상의 후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Si4730이랑 안테나로 쓸 동축케이블 연결용 BNC 암마운트 (이런건 왜 한국에 없는지..)를 구매하고 네이버 스토어에서 나머지 부품 (로터리 엔코더, ESP32 보드, OLED display)을 주문했다.

네이버에서 주문한 것이 먼저 와서 클로드코드와 함께 초기 실험 및 세팅중인데 예전에는 Arduino IDE를 써서 (IDE 기능이나 UI도 별로였음) 코드를 내가 다 확인하면서 굽고 결선 실수난거 몇번씩 다시 해보고 했어야했는데 요즘에는 그냥 클로드 코드가 시키는대로만 배선하고 USB 연결하면 되더라. 이런 자작 프로젝트에서도 AI 도구의 도움을 받으니 꽤나 흥미로운 경험이다.

일단은 라디오 chip(Si4730)이 오기 전이니 ESP32와 push button, rotary encoder 같은 UI적 요소들을 테스트하기 위한 간단한 회로 구성을 하고 테스트를 해보았다. 망원동 집에는 애매하게 부품들이 없어서 회로 구성에 애를 좀 먹었다. 콘덴서가 104, 103 한개씩밖에 없어서 푸시버튼은 두개인데 채터링 제거 회로를 동일하게 못가져가고 저항을 희안하게 썼다. (각각 470k, 10k) 그래도 일단 동작은 잘 하긴 한다.

문제는 로터리 엔코더인데 나름 RC회로로 채터링 방지를 한 것 같은 제품을 샀더니만 채터링이 좀 있어서 애를 먹고 있다. 클로드의 추측으로는 콘덴서 용량이 너무 작아서 채터링 방지 효과가 거의 없대서 주말에 파주집에 가서 104를 병렬로 연결해볼 생각이다.

로터리 엔코더 뒷면 PCB — RC 필터 회로

라디오 케이스는 일단 3D printer로 대강 뽑아볼 생각인데 단순하게 생긴걸 구해서 출력해보려 한다. 노브가 좀 이쁘게 생겨야하는데 지금 온건 노브가 너무 공장 부품처럼 생겨서 .. 노브도 따로 하나 사야할거 같다.

그러고보니 앰프도 연결을 해야하는데 클로드와 얘기해보니 간단한 앰프(PAM8403)를 써도 되고, 집에 굴러다니는 active 스피커 (앰프내장)이 있어서 그걸 바로 연결해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은 Si4730 출력에 바로 스피커를 연결해서 소리가 나오는지 볼 생각이다.

이쯤 되니 이렇게 했는데도 Classic FM이 제대로 들리지 않으면 굉장히 억울할거 같다. 그때는 정말 홧김에 라디오 튜너를 하나 사지 않을까?